골잡이 가치 증명한 '타카트' 덕분에 '수원 블루윙즈'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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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잡이 가치 증명한 '타카트' 덕분에 '수원 블루윙즈'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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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잡이 가치 증명한 '타카트' 덕분에 '수원 블루윙즈' 날다

골잡이 가치 증명한 '타카트' 덕분에 '수원 블루윙즈' 날다


강등 걱정에 잠을 설쳐야 하는 파이널 라운드 B그룹에서 처음으로 열린 빛바랜 슈퍼 매치였기에 라이벌 팀 선수들은 조금 슬펐지만 승점 3점의 의미는 어느 때보다 특별했다. 홈 팀 수원 블루윙즈가 2015년 4월 18일 FC 서울을 상대로 5-1 대승을 거둔 후 5년 5개월 8일만에 드디어 이긴 것이다. 그 사이에 열린 슈퍼 매치 18게임 동안 이긴 적 없었던 수원 블루윙즈(8무 10패)가 어쩌면 가장 절실한 더비 매치에서 날개를 활짝 펼친 것이다. 덕분에 꼴찌 인천 유나이티드 FC와 함께 최하위권에 몰려있던 순위표를 9위까지 끌어올리고 일단 한숨을 돌린 것이다.


박건하 감독이 이끌고 있는 수원 블루윙즈가 26일 오후 2시 수원 빅 버드에서 벌어진 2020 K리그 1 파이널 라운드 B그룹 첫 게임에서 라이벌 FC 서울을 3-1로 물리치고 순위표를 9위(24점 6승 6무 11패 23득점 27실점)까지 끌어올려 7위 FC 서울을 승점 1점차로 따라붙었다. 이처럼 파이널 라운드 매 게임 결과가 순위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입증한 빅 게임이었다.


축구 게임에서 중요한 고비를 넘을 수 있는 힘은 기본적인 체력이기도 하지만 더 결정적인 순간은 '기술' 차이가 만들어낸다는 것을 2020 시즌 마지막 슈퍼 매치에서 수원 블루윙즈 골잡이 타가트가 분명하게 알려주었다.


지난 시즌 울산 현대가 자랑하는 골무원 '주니오'의 추격을 1골 차로 뿌리치고 득점왕에 오른 타가트(33게임 20골)는 게임 시작 후 13분만에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만드는 골을 터뜨리며 골잡이로서의 존재 가치를 알렸다.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그라운드에 설 수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슈퍼 골' 바로 그것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동료 미드필더 김태환이 왼발로 찔러준 공을 받은 타가트는 첫 터치가 높게 뜨는 바람에 바로 슛 동작을 취하기가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그는 마치 날개를 펼친 학이 우아한 자태를 뽐내듯 몸을 왼쪽으로 180도 돌리며 기막힌 왼발 발리슛을 꽂아넣었다. 바로 옆에 FC 서울 수비수 김남춘도 있었고 그 앞에 황현수도 있었지만 타가트의 왼발을 떠난 공은 FC 서울 골문 왼쪽 톱 코너로 빨려들어갔다. 슈퍼 매치에 잘 어울리는 슈퍼 골이었다.


타가트의 이 멋진 골이 해트트릭 서막이었다는 것을 아무도 몰랐다. 그는 62분에 김민우의 왼쪽 옆줄 스로인으로 시작한 공격 기회에서 올라운 한석희의 왼발 크로스가 FC 서울 수비수 고광민에게 먼저 맞았지만 운 좋게도 이마에 맞고 굴절되는 추가 득점을 기록했다. 최초 기록지에는 고광민의 자책골로 적혔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게임이 끝난 뒤 영상을 자세히 확인하여 타가트의 골로 공식 수정한 것이다.


그리고 타가트는 후반전 추가 시간 1분에 오른발로 해트트릭을 완성시켰다. 그의 세 골이 '왼발-헤더-오른발 슛'으로 나온 것이니 이 또한 완벽한 기술 조합이 아닐 수 없다. 골잡이로서의 다재다능함이 축구 게임에서 얼마나 중요한가를 입증하는 순간이었다.


타가트의 해트트릭 완성 순간만큼이나 축구팬들을 놀라게 한 것은 이 골을 도운 김민우의 첫 터치 기술이었다. 노련한 수비수 양상민이 뒤에서 높게 차 올린 왼쪽 측면 패스를 김민우가 돌아서면서 잡아놓는 첫 터치 감각이 '예술'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김민우의 완벽한 터닝 트래핑 기술 앞에 FC 서울 오른쪽 풀백 윤종규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고 반대쪽에서 김민우의 얼리 크로스 타이밍을 잡은 타가트는 골 냄새가 이끄는 그곳으로 달려들어가 오른발을 내민 것 뿐이었



반면에 이 슈퍼 매치 어웨이 팀 FC 서울은 파이널 라운드 B 마지막 다섯 게임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김호영 감독대행이 사퇴하면서 또 한 번 흔들렸다. 박혁순 코치가 '대행의 대행'이라는 불편한 수식어를 붙이며 벤치에 앉았지만 파이널 라운드 B그룹 소용돌이는 그들을 거세게 몰아세웠다.


54분에 팀의 간판 골잡이 박주영이 오른쪽 측면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흘러나온 공을 오른발 인사이드 슛으로 차 넣어 점수판을 1-1로 만들었지만 그 이후 수원 블루윙즈의 수비벽을 좀처럼 허물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전반전에 더 일찍 동점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가 두 차례나 있었지만 한승규의 프리 헤더 슛(29분)이 골문 왼쪽 기둥 밖으로 나가버리거나 오스마르의 기습적인 로빙 패스를 받은 한승규의 첫 터치(33분)가 약간 길게 떨어져 수원 블루윙즈 골키퍼 양형모에게 잡히고 말았다.


지난 주 22라운드 홈 게임을 치르며 대구 FC를 상대로 0-0 득점 없이 끝나는 바람에 같은 승점(25점)에 득점 수(광주 FC 28골, FC 서울 19골) 차이로 파이널 B그룹에 묶이게 된 FC 서울은 득점 수는 물론 승점을 많이 벌어놓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2018년 승강 플레이오프(vs 부산 아이파크)까지 밀려갔다가 겨우 K리그 1으로 살아돌아온 기억을 다시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승점 1점 차이로 7위 자리까지 위협받고 있는 FC 서울은 다음 달 4일 오후 4시 30분 부산 아이파크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불러들인다. 2년 전 악몽의 승강 플레이오프 상대 팀 그대로이기 때문에 뒤를 돌아볼 틈조차 없다. 이 슈퍼 매치 승리로 일단 최하위권 한숨을 돌린 수원 블루윙즈도 같은 날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으로 찾아가 꼴찌 인천 유나이티드 FC를 만나게 된다. 진짜 2부리그 강등 피하기 싸움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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